기사내용 요약英, 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40% 이상 온실가스 감축" 선언정부 결정 40%보다 추가 감축 열어둬…국제사회 책임 의지 반영美주도 '국제메탄서약' 가입 확정 발표…미중 갈등 격화 속 고민 多 "남북 산림협력으로 한반도 온실가스 감축"…한반도 평화 불씨 계속靑 "선진국 의제 기후위기 논의 참여…기후 정상외교 지평 확대"[글래스고=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02. bluesoda@newsis.com[글래스고(영국)·서울=뉴시스]김성진 김태규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국제사회에 공식 선언한 것은 '기후 악당 국가' 오명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당초 '최대 40% 감축'을 목표로 확정했던 탄소중립위원회 차원의 결정에 더해 '40% 이상'으로 추가 여지를 둠으로써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오전 영국 글래스고의 스코티쉬이벤트센터(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2030 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종전 목표보다 14% 가량 상향한 과감한 목표이며, 짧은 기간 가파르게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 국민들은 바로 지금 행동할 때라고 결정했다"고 말했다.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언은 앞서 탄소중립위원회에서 결정한 '40% 감축' 목표량보다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8일 문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40% 감축 목표량을 확정한 바 있다.기존 26.3%의 감축 목표를 13.7%포인트 끌어올렸고, 법제화를 마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서명시한 35%보다 5%포인트 감축량을 끌어올린 수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달했던 2018년 배출한 7억2760만t의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4억3660만t을 낮춰야 한다. 2018년 대비 40%(2억9100만t)를 추가 감축해야 한다.[글래스고=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02. bluesoda@newsis.comCOP26 정상회의에서 공식 선언한 상향 2030 NDC는 4월 미 바이든 대통령 주재 화상 기후정상회의, 5월 서울 P4G 정상회의, 6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9월 미 주요경제국포럼(MEF) 화상 정상회의 등 연쇄 개최된 기후 관련 정상 논의의 흐름 속에서 탄생하게 됐다고 청와대는 의미 부여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 간 논의 의제인 기후위기 대응에 선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선진국과 개도국 간 교량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강조점이다. 우리의 상향된 2030 NDC 발표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서 우리의 위상이 기여됐다고 보고 있다.청와대는 "우리의 선진 기후정책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포용적 탄소중립 실현 기여 의지를 재확인 했다. 파리협정 핵심 의제에 대한 기후 선진국들과의 공조도 강화됐다"면서 "기후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적절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국제사회의 기대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친다.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2030년까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법제화까지 마쳤다. 영국은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8% 감축안을 제시했고, 일본도 2013년 대비 46% 감축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은 205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를 감축한다는 목표만 제시한 상황이다.문 대통령은 앞서 기후 악당국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제시 수준과 보폭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최소 40%대 감축 목표 제시를 주문했지만, 정작 탄소중립위원회는 경제 산업계의 저항에 따라 딱 40%에 맞춘 방안을 마련했다. 탄중위는 결정 과정에서 '최소 40%', '40% 이상' 표현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다. 명시적 표현에 따라 법적 구속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글래스고=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02. bluesoda@newsis.com문 대통령이 이날 기조연설에서 '40% 이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러한 내부 고민 끝에 국제사회에 제시된 확정 표현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기후위기 대응 모범국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주요 선진국의 수준에 최대한 근접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냐는 것이다.아울러 바이든 정부 주도의 '국제메탄서약 가입'에 따른 30% 메탄 감축 목표를 반영, 온실가스 감축량 증가를 고려한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기존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메탄가스 감축 목표까지 합산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 40% 이상 달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메탄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70배 높다.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린 주요경제국포럼(MEF) 화상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국제메탄서약' 가입 의사를 처음 밝힌 뒤, 이날 가입을 확정 발표했다.바이든 정부 주도의 메탄 감축 노력에 동참하게 되면서 미중 간 격화하는 대결 구도에 선택을 강요받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은 고민의 지점이다. 전날 로마 G20 정상회의 후 바이든 대통령 주재의 공급망 정상회의에 참석으로 대중 견제 움직임에 목소리를 보탠 이후 연이틀 미국과 결속하는 그림이 됐다. 중국은 전 세계 메탄 배출 최상위국에 해당한다.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의 메탄 감축 노력이 달가울리 없다.실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G20 정상회의에서 "인위적으로 소그룹을 만들거나 이념으로 선을 긋는 것은 간격을 만들고 장애를 늘릴 뿐이며 과학기술 혁신에 백해무익하다"며 미국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에 이어 공급망 정상회의까지 국제 결속을 강화하는 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글래스고=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마치고 발언대를 내려오고 있다. 2021.11.02. bluesoda@newsis.com문 대통령이 이날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산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유럽 순방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환기 노력과 무관치 않다. 문 대통령이 남북한 산림협력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 이후 처음이다.문 대통령은 지난해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남북 간)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했었다.문 대통령이 COP26 기조연설에서 1년 여만에 남북 삼림협력을 언급한 것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 제안을 시작으로 이번 유럽 순방중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카드를 재점화에 이어 정상회담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있는 노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청와대는 "한국은 2022년 5월 세계산림총회 개최국으로, 이번 COP26에서 채택될 '산림 정상선언'을 환영하는 의미와 향후 개도국의 산림 회복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COP26 정상회의 참석 정상들은 ▲산림 및 토양생태계 보존·복원 노력 ▲산림 및 토지이용 분야 재원 기여 확대 등 6대 행동 분야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산림 손실 및 토지 황폐화 중단을 위한 국제협력을 약속하는 '산림 정상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