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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개월 요구불예금 추이/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고로 시중은행이 수익성 걱정을 덜었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비용이 적게 들고 잔액은 커 '핵심예금'이라 불리는 요구불예금 잔액이 들쭉날쭉해서다. 이 때문에 각종 '신규 통장 유치전'을 펼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48조1867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9052억원(1.36%) 줄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계절적, 월별 요인으로 증감이 반복되는데 감소폭이 큰 편이라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9월 대비 감소폭이 큰 건 추석 상여, 성과급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설, 추석 등 명절이 있는 달에는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그 다음달에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갈 곳 잃은 돈'이 금리 상승기에 정기예금으로 빠진 영향도 있다. 주식, 가상자산(암호화폐) 등 투자 여건이 좋지 않으면 보통 요구불예금 통장에 돈이 몰리는데 수신 금리가 모처럼 올라 정기예금으로 흘러간 것이다. 실제 지난달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52조8753억원으로 전월대비 20조4583억원(3.23%) 불었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리 경쟁'에서 밀린 것도 이유로 꼽힌다. 토스뱅크가 조건 없이 2% 금리를 지급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0.1% 수준)과 비교할 수 없는 혜택을 내세웠다. 케이뱅크도 요구불예금 통장 금리를 꾸준히 인상해 연 0.8%로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도 0.8%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이유로 요구불예금이 확 빠져 나가자 시중은행들도 바빠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올렸고 이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수익성을 낙관했지만 요구불예금 감소 요인이 속속 생겨났기 때문이다. 수익성 지표도 모두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2분기 대비 3분기에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 올랐지만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하락을 면하지 못했다. 이는 요구불예금 유치전으로 이어졌다. 저원가성 예금, 저비용성 예금, 핵심예금 등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조달 비용이 적게 들고 잔액 비중이 커 수익구조 개선에 도움을 준다. 농협은행은 이달 말까지 파킹통장 2개 상품 중 하나에 새로 가입한 고객에게 적금 추가금리 2.0%포인트를 얹어 준다. 만 19~34세를 타깃으로 삼은 우대통장과 간편결제 실적에 따라 혜택을 주는 디지털 전용 수시 입출식 통장에 신규 가입한 고객이 대상이다. SC제일은행은 디즈니 팬을 겨냥해 처음으로 통장을 개설한 고객에게 연말까지 '디즈니플러스' 이용권을 준다. 오는 12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의 영화, TV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이달과 내년 초에 단계적으로 추가 인상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은행업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핵심예금 증대 노력도 계속해서 요구된다"고 말했다.